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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아버지와 아들 3명 등 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29일 새벽 5시39분께 부산 동래구 수안동에 있는 ㅎ아파트 1층 거실에서 불이 나 안방에서 잠을 자던 박아무개(45)씨와 큰아들(13), 둘째 아들(11), 막내아들(8)이 숨졌다. 박씨의 부인은 불이 났을 당시 집 근처에 있는 어머니 집에 있어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불이 나자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작동했고, 이 아파트 4층에 사는 주민이 “1층에 연기가 나고 타는 냄새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관들은 신고 접수 5분 만인 새벽 5시44분께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은 아파트 거실 등 15㎡가량을 태워 소방서 추산 1000만원어치의 재산피해를 내고 새벽 5시54분께 완전히 꺼졌다.

 

구조대원들은 아파트 안방에서 4명의 주검을 발견했다. 2명은 안방 침대에서, 2명은 안방 바닥에 반듯하게 누운 채 숨져 있었다. 소방당국 등은 이들이 대피하려 한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불이 난 사실을 모르고 잠을 자다가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시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화재를 감지하면 스스로 물을 뿜어 불길을 잡는 스프링클러는 1992년 16층 이상 아파트에 설치 의무화됐고, 2005년부터 11층 이상 아파트로 확대됐다. 이 아파트는 1979년 준공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거실에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곳에는 가구와 신문지 등이 쌓여 있었다. 경찰은 화재현장을 정밀 감식하는 등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