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28일 오후 7시7분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지상 15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불은 1시간21분만인 오후 8시28분쯤 완전히 꺼졌지만 집 안에 있던 일가족 3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김모씨(91)가 숨졌다. 이후 중태였던 김씨의 아들 구모씨(64)와 아내 나모씨(63)도 병원치료를 받는 도중 끝내 숨을 거뒀다.
또 불이 위층 아파트 베란다까지 번지면서 소방서 추산 3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아파트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재 진압 당시 인근 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아 진압이 늦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건물이 노후돼서 중앙펌프실을 통해 소화전을 관리하지만 소화전 배관스위치가 '수동'에 놓여 있어 중앙펌프가 작동하지 않았다.
화재를 진압한 은평소방서 관계자는 "화재진압 소방관들이 수관만 들고 뛰어 올라가 최초 화재가 난 바로 아래층 13층의 소화전을 이용했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위층에 있는 소화전도 틀어봤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 차량에 수관을 연결해 물을 올려서 불을 끄느라 시간이 지체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후 소방펌프가 수동기동으로 설정된 것을 확인했다"라며 "모든 소방시설의 경우 자동으로 펌프가 작동해 물이 채워져야 하는데 누군가 이것을 수동으로 돌려놓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30일 오전 경찰, 소방, 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 등 4개 기관이 참여하는 합동 정밀감식을 진행해 화재원인에 대해 파악할 것"이라며 "소화전이 작동 안 한 문제도 동파인지 소화전이 꺼져있었던 것인지 확인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