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화재 다음날인 지난 27일 발생한 대구 신라병원 화재 사고에서는 병원과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큰 화를 막았다.
이 병원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화재에 취약한 구조였지만 발빠른 화재 확산 방지와 환자 대피로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나지 않았다.
대구 달서구 진천동 신라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된 건 이날 오후 9시 29분.
관할 소방센터의 소방장비와 인력이 신고 접수 5분 만인 오후 9시 34분 화재 현장에 도착했고 인근 소방서 지원도 속속 잇따랐다.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라 초기에 소방력을 집중 투입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했다.
최초 신고자인 병원 직원이 발화 장소와 입원 병실 층수 등 병원 내부 구조를 정확히 알려준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내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재 확산을 막는 데 주력했다.
발화 추정 장소인 2층 의사 당직실 방화문을 닫고 창문을 깨 연기를 내보냈다.
소방 관계자는 "방화문을 빨리 차단해 연기가 위층으로 상승하는 것을 막았고 옥상 비상구와 창문을 통해 연기를 배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불로 병원 2층 당직실과 복도 등 내부 90㎡와 집기 등이 타 30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지만 인명 피해는 한 명도 없었다.
대구달서소방서 관계자는 "제천, 밀양에 이어 제3의 화재 참사가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에 소방관들이 화마와 사투를 벌였다"며 "시의적절한 현장 지휘와 대응으로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대구 신라병원 역시 밀양 세종병원처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대상이 아닌 건물이었다.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인 이 병원은 총면적 2430㎡로 소방시설법상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기준 총면적인 5000㎡(약 1500평) 미만이다.
자칫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화재 취약 구조물이었던 것이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당직실에 있던 전기 장판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